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갱년기에 좋은 칡즙, 열 많은 태음인은 ‘藥’, 냉한 소음인은 ‘毒’
입력일 2019-12-08 22:37:06
‘천연 에스트로겐’ 이소플라본, 석류 600배 … 하루 16g 이상 섭취시 복통·구토 , 위장 약하면 피해야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20여년 전만 해도 갱년기는 중년여성이라면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만 여겨졌다. 가부장적인 사회 분위기 탓에 우울증, 무기력함 등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더라도 위로는커녕 ‘나이 먹고 주책이다’, ‘청승맞다’며 핀잔만 듣기 일쑤였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노년기 삶의 질이 중요시되면서 갱년기를 적극 관리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12~4월 칡 제철, 단맛 강할수록 상품

페경기로도 불리는 갱년기는 에스트로겐 및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호르몬 분비가 줄어 월경을 하지 않고 임신 능력이 영구히 정지되는 시기다. 주로 50대 전후로 나타나지만 개인 특성과 주변 환경에 따라 폐경이 빨리 오거나 늦을 수 있다. 이 시기에는 몸 안의 호르몬이 급격하게 변하면서 신체적·정신적인 이상증후가 발생한다. 이유 없이 얼굴에 열이 오르고 붉어지는 안면홍조 증상이 나타나거나 자다가 갑자기 식은땀을 흘리기도 한다. 한없이 기분이 우울해지고 불안감을 느끼는 등 정신적인 증상이 동반된다.


갱년기를 앞두거나 이미 겪고 있는 여성이 가장 많이 찾는 것 중 하나가 칡이다. 칡은 장미목 콩과 덩굴식물로 한자로는 갈(葛)로 불리며, 한반도의 토양과 잘 맞아 전국의 산지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다.


첫 맛은 쓰지만 오래 씹으면 전분이 분해되면서 단맛이 나 과거 먹을 게 귀하던 시절엔 껌이나 사탕 대신 씹고 다니기도 했다. 주로 늦가을이 지나고 잎이 떨어진 뒤 채취하는데 12월부터 4월 초까지를 제철로 본다. 단맛이 많이 날수록 질이 좋은 것으로 여름에 채취하면 단맛은 덜하고 쓴맛만 강해 상품성이 떨어진다.

‘천연 에스트로겐’ 이소플라본, 석류 600배 


칡이 갱년기 증상 치료제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천연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는 이소플라본(isoflavone) 함량이 많아서다. 콩과 식물에 다량 들어있는 이소플라본은 체내에서 여성호르몬의 일종인 에스트로겐과 비슷한 역할을 해 우울증, 열감, 안면홍조, 불면증 등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갱년기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통계마다 다르지만 칡 1kg당 이소플라본 함량은 뿌리가 9115mg, 꽃은 318mg, 잎은 145mg에 이른다. 뿌리 부분의 경우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라는 CF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석류보다 600배나 많은 수치다.

골다공증 예방하고 중금속 체외 배출 도와


특히 이소플라본의 한 종류인 다이드제인(daidzein)은 체내에서 칼슘 흡수를 촉진, 뼈를 튼튼하게 만들고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혈당 및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당뇨병이나 심장질환 발병을 억제한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또 칡에 함유된 폴리페놀(polyphenol)은 대표적인 항산화성분으로 혈관, 간, 신장 등에 축적된 카드뮴과 알루미늄 같은 유해 중금속을 체외로 배출시키는 역할을 한다. 요즘 같은 송년회 시즌엔 숙취해소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칡에 다량 들어있는 카테킨(catechin)은 두통, 구토, 무기력함 등 숙취를 일으키는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 분해를 촉진한다.  

칡뿌리 말린 갈근, 열 많은 태음인에게 굳


보통 칡은 물을 붓고 뜨거운 불로 달여 칡즙 형태로 복용하거나, 차로 만들어 마신다. 칡의 뿌리를 말린 갈근(葛根)은 한의원에서 수요가 가장 높은 한약재로 필자도 거의 매일 처방에 사용하고 있다. 성질이 평이하면서 서늘해 몸에 열이 많은 태음인에게 잘 맞다. 동의보감엔 “갈근은 감기와 입안이 마르는 갈증을 해소하고 주독을 풀어준다”고 언급된다.


갈근을 주재료로 마황, 계지, 감초, 생강, 대추 등을 배합해 만든 ‘갈근탕’은 감기와 몸살에 효과를 나타낸다. 이밖에 두통, 목 뒤쪽 또는 등 결림, 얼굴 붉어짐 등을 해소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또 칡뿌리를 갈아만든 갈분(葛粉)은 녹두가루와 섞어 갈분국수를 요리하는 데 사용됐으며, 칡의 꽃인 갈화(葛花)는 과음으로 인한 숙취에 처방하는 갈화해정탕(葛花解酲湯) 주재료로 쓰였다. 이 한약엔 갈화 외에 백두구, 인삼, 백복령, 진피, 백출, 목향 등이 들어간다. 또 칡은 한의학적으로 달걀과 궁합이 잘 맞아 함께 복용하면 단백질과 무기질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간 독성 위험, 냉한 소음인에겐 비추


하지만 칡은 절대 만만한 약재가 아니다. 이소플라본 등 여성호르몬 유사물질 함량이 많다고 모든 갱년기 여성에게 좋은 것은 아니다. 효과가 강력한 만큼 부작용 위험도 크다. 2013년 국제학술지 ‘농업과 식품화학저널(Journal of Agriculture and Food Chemistry)’에 게재된 연구결과 칡이나 계피 등에 들어있는 유기화합물인 쿠마린(coumarin)을 장기간 다량 섭취하면 간 손상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학술지인 ‘대한내과학회지’에서도 칡은 인진쑥, 상황버섯, 헛개나무 등을 제치고 간 독성을 가장 많이 일으킨 약재로 지목됐다.


한의학적으로 몸이 냉하고 기혈순환이 약한 소음인에겐 권장되지 않는다. 또 칡이 잘듣는 태음인이라도 맥이 약하고 장이 약하면 복용이 권장되지 않는다. 이밖에 위장이 약한 사람, 간질환 환자, 목소리에 힘이 없는 사람, 식은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계획 중인 여성도 섭취를 피하는 게 좋다. 하루 섭취 권장량은 12~16g  정도로 그 이상 섭취하면 복통, 구토, 설사 등 소화기계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칡냉면은 갈분 함량이 5% 정도에 불과하며, 색을 내기 위해 카라멜 색소를 섞는 경우가 많다. 또 칡과 이름이 비슷한 등칡은 엄연히 다른 약초로 신장을 손상시키고 신장암 등을 유발할 수 있어 10년 전부터 국내 유통이 금지됐다.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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