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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숙취해소제’ 헛개나무, 간 약하고 손발 찬 사람엔 역효과
입력일 2019-11-24 23:48:20
혈당강하·간기능 보호 … 간염·간경화 환자는 증상 악화, 소음인·태음인은 복통·설사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흔히 ‘자연 숙취해소제’ 하면 떠올리는 것 중 하나가 헛개나무다. 회식이나 술자리가 많은 30~40대 남성 사이에서 헛개는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여겨진다. 헛개를 주원료로 제조된 숙취해소제, 음료, 물 등은 술자리 필수품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가공품으로는 만족하지 못했는지 더 강한 숙취해소 효과를 위해 헛개나무로 제조한 생약이나 한약을 처방해달라며 한의원을 찾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헛개나무는 갈매나무과 쌍떡잎식물로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지역 해발 50~800m 산지에 자갈이 많은 곳이나 계곡 인근 양지에 서식한다. 높이가 최대 10m에 달하며 나무껍질은 검은빛을 띤 회색이다.


중국 명나라 때 약학서인 ‘본초강목’은 맛이 달다고 해서 이조수(梨棗樹) 또는 씨앗이 산호처럼 생겼다는 이유로 목산호(木珊瑚)로 지칭하고 있다. 국내에선 북지구(北枳), 만수과(萬壽果) 등으로 불렸다. 대중에게 익숙한 헛개라는 명칭은 ‘이 나무 아래에서 술을 마시면 헛게 되버린다’는 의미에서 온 것이다. 그만큼 술에 안 취하게 해준다는 과장이 곁들여져 있었다.

나무에서 나는 꿀, 헛개나무 열매 지구자

한의학에선 주로 열매인 지구자(枳子)와 뿌리인 지구근(枳椇根)을 약재로 쓴다. 뿌리는 수시로, 열매는 국내 기준 가을철인 9~10월 채취한다. 지구자는 닭발이나 산호와 비슷한 특이한 형태에 갈색을 띤다. 단맛으로 인해 나무에서 나는 꿀이라는 뜻으로 목밀(木蜜), 중국에서는 신선의 정원에서 나는 배나무라는 뜻으로 현포리(玄葡梨)로도 불렸다.


지구자는 숙취와 주독을 풀어주는 특효약으로 꼽혔다. 몸 속 열이 달아오르는 것을 억제해 근육과 관절의 피로를 풀어주고, 소변과 대변이 잘 배출시키며, 구역질을 멈추게 해 숙취해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본다. 헛개나무의 어린 잎인 지구엽(枳葉)은 데쳐서 쌈으로 먹거나 생것을 소금물에 삭혔다가 장아찌로 담가 먹을 수 있다.

알코올 분해, 간세포 보호 성분 풍부

헛개는 약리학적으로 간 보호에 효과적이다. 주성분 중 암페롭신(ampelopsin)과 호베니틴스(Hovenitins)는 알코올을 분해하고 간세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이밖에 지구자에 다량 함유된 트리테르페노이드 사포닌(Triterpenoid saponin) 성분은 인삼이나 도라지에도 함유된 것으로 혈당 강하와 간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 또다른 성분인 플라보노이드(flavonoid)는 대표적인 항산화물질로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면역력을 높여 각종 심혈관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장에 있는 균을 제거하고 변비, 대장암, 장염 등 소화기질환 위험을 낮추는 효과도 나타낸다.

약효 좋지만 독성도 강해, 씨앗 제거는 필수

하지만 약효가 좋은 만큼 독성도 강한 게 문제다. 간 보호제라는 인식과 달리 부작용으로 간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일반인이 집에서 직접 달여먹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2011년 내과 의사들의 학술지인 대한내과학회지에 발표된 ‘독성간염의 임상적 고찰과 조직소견’ 논문에 따르면 헛개나무는 홍삼, 칡뿌리, 인진쑥, 상황버섯에 이어 부작용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굳이 집에서 헛개를 먹고 싶다면 먼저 열매에서 독성이 있는 씨앗을 제거하고 햇볕에 말린 뒤 10g 정도를 물 700ml에 달여 마시면 된다.

뿌리와 줄기는 열매보다 독성이 훨씬 강해 임의로 섭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특히 줄기 속껍질의 노란 부분은 독성이 유독 강해 섭취시 눈이 침침해지고, 피부가 가려우며,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생길 수 있다.

간 보호제일뿐 간질환 치료제 아냐

헛개나무는 간 보호제일뿐 간질환 치료제가 아니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간의 열을 내려 간기능을 보호하는 데 좋지만 나빠진 간을 회복시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급성·만성간염 등 간질환을 앓거나, 선천적으로 간이 약해 해독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헛개를 섭취하면 간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또 헛개에 일부 함유된 피롤리지딘 알칼로이드(Pyrrolizidine alkaloids) 성분은 간 독성을 유발해 원래 간이 나쁜 사람에서 간경화, 간암 등 중증 간질환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헛개 외에 간에 좋다고 알려진 칡뿌리, 민들레, 오리나무 등도 체질이나 간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즙으로 농축해 과도하게 복용하면 오히려 간에 해롭다.

간질환 환자, 손발 찬 사람은 섭취 삼가야

헛개로 인한 부작용은 주로 비위가 허한 사람에서 나타난다. 헛개 자체가 차가운 성질을 띠므로 복부와 손발이 찬 사람이 섭취하면 복통이나 설사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사상체질로 보면 태음인과 소음인에서 부작용 발생률이 높은 편이다. 반대로 태양인과 소양인은 부작용 위험이 적다.


헛개의 숙취해소 효과를 맹신해 과음하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술은 1주일에 3회 이내로만 마시고, 틈틈히 땀을 흘리는 유산소운동을 해야 간 손상 없이 건강한 음주문화를 즐길 수 있다.

김달래 한의원 원장(전 경희대 한의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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